제가 공인노무사로서 "개업"이라는 것을 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종종 개업 공인노무사의 삶에 대하여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개업은 쉽습니다. 공인노무사라면 누구나 개업할 수 있습니다.
세월은 저도 "개업"노무사로 만들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니 어느덧 저도 명함에 "대표"라는 두 글자가 추가되었습니다. 두 곳의 노무법인에서 약 7년 정도를 고용 노무사로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퇴사하게 되었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결국 저도 개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 취직하기는 싫고, 노무법인에 취직하는 것도 싫고, 여러 선택지들을 지워가다 보니 결국 남은 것은 개업뿐이었습니다. 어쩌면 개업이라는 끝은 정해져 있었는데, 스스로 외면해오면서 점점 개업 시기를 늦췄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쯤되면 저도 인정해야겠습니다. "전문직의 끝은 개업"이라는 명제가 맞는 거 같다고, 적어도 나에게는 맞았다고.
생각해보면 공인노무사 시험에 갓 합격하여, 수습만 받은 노무사들 상당수가 곧바로 개업하기도 하는데, 무엇이 저를 개업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끌었는지 싶습니다. 막상 개업 하고보니 별 것(?) 아닌데 스스로 막연히 제 가능성을 한계 지었던 게 아닌지, 개업이라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확대, 재생산시킨 것 아닌지 싶은 요즘입니다.
개업하면 좋아요? 네 좋아요!
저는 개업한지 이제 2개월 차이지만(2개월 차가 뭘 알겠습니까), 제가 개업을 하고 보니 드디어 "자격증"이 좋은 거구 나를 실감하긴 합니다. 예를 들면 정해진 출근 시간 없이 자율적으로 출근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모든 직장인들은 공감하실 것입니다. 저 또한 노무법인에서 일하면서 (물론 다른 직장에 비해서는 출근에 대해 매우 자유롭긴 하였으나) 어쨌든 정해진 출근시간이라는 것을 지키며 살다가, 이제는 그 어떠한 통제도 없이 자유로이 출근을 하다 보니 소소하게 웃음이 나오긴 합니다.
또 일을 하면 하는대로 모두 제 소득이 된다는 점이 개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일한 만큼 그 대가를 오롯이 받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수익구조가 인간을 주체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인생을 주체적인 입장에서 개척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매일매일이 흥미진진합니다. 아직은 개업한 지 2개월 차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물론 이전 노무법인들에서도 제가 일하는 만큼 인센티브를 받기는 하였으나 아무래도 매출 그대로는 모두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보니 업무의 강도 등에 비하여 조금 많이 떼이는 것이 아닌지 싶은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나의 일" 이라기보다는 "법인의 일" (또는 "대표님의 일")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그냥 월급 조금 더 벌고 자율성 조금 더 있는 직장인과 같이 생활하였습니다. 직장인의 삶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개업한 노무사의 삶에 비하여 더 안정적일 수는 있었겠지만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인간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통제하는가, 아니면 타인이 통제하는가" 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개업을 하고 보니 주체성, 그리고 제 삶에 대한 통제권이 저에게 오롯이 있다고 느끼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삶에 대한 만족도가 급상승하는 요즈음입니다.
개업하면 돈을 쓸어 담는다면서요?
주변에 다수의 개업노무사가 있고, 또 소속노무사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대표노무사님들을 뵈었습니다. 정말 돈을 쓸어 담는 대표님들도 있고(정말 후덜덜합니다), 그냥저냥 먹고사는 대표님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냥저냥 먹고사는 대표님들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기보다는, 삶의 질(시간적인 여유)을 고려해서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더 이상 법인을 키워나가지 않는 분들도 종종 계신 것 같습니다. 개업했는데 생계유지가 어려운 노무사는 아직 직접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런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개업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노무사들은 그냥 취업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 개업노무사를 유지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 먹고살 수 있기 때문에 개업을 유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개업해서 2년 이내에 월 1천 이상 못 찍으면 바보다"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었는데, 이 속설이 맞는지 제가 제 스스로에 대해서 실험해보겠습니다. 저도 제 스스로가 궁금합니다. 제가 워라밸을 가져가면서 어느 선에서 멈추고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정말 들어오는 모든 일들을 받고 사무실도 확장해가면서 일을 크게 벌릴 것인가. 나는 어떤 타입의 인간일지, 나중의 제 선택을 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끔 이곳에 와서 이렇게 개업노무사에 대해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냥 참고만 해주시고, 진리의 케바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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